이준석, 대구서 "다시 한번 죽비 들어 달라"
김기현 "李 지독해, 비뚤어진 시각 참 딱해"
김병욱 "李의 역사적 연설, 대구 미래 선언"
홍준표 "둘 중 하나는 죽어야 끝나는 게임"
김근식 "이준석-윤핵관, 둘다 2선 후퇴해야"
"다른 세력 등장하면 돼, 스피커 바뀌어야"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준석 전 당대표, 중진의 김기현 의원, 초선의 김병욱 의원,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 홍준표 대구시장.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준석 전 당대표, 중진의 김기현 의원, 초선의 김병욱 의원,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 홍준표 대구시장.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이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공식화하기 위한 절차의 마무리 단계인 전국위원회가 5일 국회에서 열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가 전날 대구에서 대구 시민들을 향해 '다시 한번 죽비를 들어 달라'고 호소하며 마치 '윤핵관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을 두고 차기 유력한 당권주자 중 하나인 김기현 의원이 "이 전 대표가 어찌 그리도 모든 것을 지독하게 자기 중심적이고 비뚤어진 시각으로만 보는지 딱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윤핵관과 이 전 대표 모두가 물러나고 새로운 인물들로 다시 당을 재건해야 한다는 주장의 '새 스피커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는 전날 대구 김광석거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새 비대위' 추진에 대해 "법원 판결도 무시하고 당헌·당규를 졸속으로 개정하는 것은 반헌법적이다. 헌법과 당헌·당규를 헌신짝처럼 여기는 집단이 앞으로 누구를 비판하겠느냐"고 꼬집으면서 "작금의 상황을 표현하자면,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다. 윤핵관이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했을 때, 왜 초선의원들이 그것을 말이라고 앞다퉈 (새 비대위를) 추인하며 일부 양심 있는 사람을 집단 린치 하는 것이냐"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지금의 국민의힘은 위험하다. 말을 막으려고 한다. 양두구육이라는 사자성어 하나 참지 못해서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은 공부할 만큼 했는데도 지성이 빈곤한 것이겠는가 아니면 각하가 방귀를 뀌는 때에 맞춰서 시원하시겠다고 심기 경호하는 사람들이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대법원에서도 양두구육은 문제없는 표현이라고 적시한 마당에 이것을 문제 삼은 사람들은 지시를 받았다면 사리분별이 안되는 것이고, 지시도 없었는데 호들갑이면 영혼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정치할 자격이 없고 뱃지를 떼어야 한다. 비유를 하면 조롱하고 비꼰다고 지적하고 사자성어를 쓰면 동물에 사람을 비유한다고 흥분하는 저 협량한 사람들에게 굴복할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중진인 김기현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를 겨냥해 "편향된 시각으로 자신은 항상 옳고 항상 정의라고 여기며 세상을 재단하는 것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가 경계해야 할 가장 큰 적"이라면서 "편향된 인식체계로 세상을 보면 자신이 가장 똑똑하고 자신은 절대 오류가 없으며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전부 잘못된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된다"고 꾸짖고 나섰다.

반면 초선인 김병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의 이 역사적 연설을 '대구 미래 선언'이라 부르고 싶다"면서 "이준석은 여의도를 유령처럼 떠도는 반지성주의를 국가가 위기일 때마다 중심을 잡아온 대구가 앞장서 막아 달라 내쳐달라 호소했다"고 극찬했다.

이어 김 의원은 현 정치 상황과 관련해 "'조국 수호', '진박 감별사', '광우병 선동'으로 이성과 합리가 사라지고 광기와 맹신이 판치는 세상이 불러오는 파국을 우리는 똑똑히 지켜봤다"며 "강도와 범위만 다를 뿐 인신공양, 마녀사냥, 유대인 학살, 매카시즘, 홍위병, 인민재판…이름만으로도 섬뜩한 인류사의 집단 광기와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반지성주의적 집단행동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반지성주의는 절멸하지 않고 그 어떤 전염병보다 질기고 강하게 되살아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것은 인간의 어리석고 이기적인 욕망 바로 탐욕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으면서 "이 탐욕의 바이러스는 자신의 이익과 권력을 생성, 확산하기 위해 증오의 대상을 구축하고 인상적 희생양을 대중 앞에 마약처럼 제물로 던진다. 어쩌면 박근혜 정부의 '유승민'과 문재인 정부의 '윤석열' 모두 탐욕적인 권력이 만든 반지성주의의 제물이었을지 모른다"고 부연했다. 

더 나아가 김 의원은 "최근 '윤심'을 참칭하는 여의도의 보이지 않는 손은 대통령의 반지성주의 타파와 실질적 자유의 확립이라는 국정 철학을 180도 뒤집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들은 결코 대통령의 복심도 대리인도 아닌 '진박 감별사'의 변종이자 동종일 뿐이다. 지금 이준석은 자신의 인생과 정치 생명을 걸고 여의도에서 호가호위하는 반지성주의의 전위대와 분연히 맞서고 있는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한편 5일 당 비전전략실장을 역임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어제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대표 자신도 이제 지치고 피곤해 하는 느낌이었다"면서 "정치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싸움이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관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너무 지속되면 양쪽 다 그냥 피곤해 한다. 이제 그만 좀 끝내자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윤핵관은 이미 정치적인 심판을 받았다. 그리고 싸움이라는 건 승리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이 주도하는 싸움은 이제 더이상 불가능하다"며 '윤핵관과 이 전 대표 둘 다 2선 후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준석 대표 노선이 옳고 이준석 대표의 주장이 옳다면 그것을 받아 안는 다른 세력이 등장하면 된다. 스피커가 바뀌어야 된다"고 제안하고 나섰다.

심지어 홍준표 대구시장도 지난 3일 한 언론(시사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윤핵관과 이 전 대표) 둘 중 하나는 죽어야 게임이 끝날 것 같다"고 씁쓸해 하면서 "(현재 당 내홍) 문제가 안 풀리는 건 이 전 대표와 윤핵관이 이 싸움에서 밀리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가고 있어서 그렇다. (그래서) 나라를 위해, 당을 위해 둘 다 손을 놔야 한다"고 강조하여 사실상 윤핵관과 이 전 대표 모두를 향해 2선으로 물러나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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