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민주노총 압수수색 '간첩단 수사'에 여야 대치
성일종 "사회 곳곳 은닉중인 간첩세력 발본색원 해야"
김석기 "문재인정부, 간첩 수사 방치했다면 이적행위"
송언석 "갑자기 정권퇴진 외쳤던 민주노총, 소름끼쳐"
박성준 "대공수사권 이관 때문, 공안 통치갈까 우려돼"
박지원 "문정부 시절 간첩 수사 했었어...의심스러워"
윤건영 "제발 전임 정부 탓 그만하고, 조용히 수사하라"

(왼쪽부터) 국민의힘 소속의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성준 대변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국민의힘 소속의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성준 대변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상대로 '간첩단' 수사에 나선 것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는 국면에 접어든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20일 국민의힘은 "간첩 세력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공안 몰이로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서훈 전 국정원장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준다며 간첩단 수사를 요청했던 실무진 조사를 막았다고 한다"며 "이는 국가 안보 최전선에서 정보사령탑이자 대공 업무 총책임자로서 있을 수 없는 국가 자해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성 정책위의장은 "남북정상회담을 핑계로 북한이 심어 놓은 간첩들에게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했던 사람이 서훈 당시 국정원장"이라면서 "어떤 법적 근거에서 간첩들에 대한 정보와 증거가 확보된 사건에 대해 보고받고 방해했으며 보류시켰는지 철저한 진상조사를 거쳐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문 정부 시절에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 법안이 처리된 것에 대해서도 "누구를 위한 대공수사권 박탈이고 국정원 무력화였느냐"고 따져 물으면서 "대공수사를 하는 요원이 민간 사찰을 했다고 덮어 씌워 구속하거나 옷을 벗긴 만행이 저질러졌다는데, 이것은 인권 침해이자 직권 남용이고 국가 반역 행위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더욱이 성 정책위의장은 "민주노총을 비롯해 북한과 연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세력들은 주한 미군 철수, 사드 배치 철회, F35 도입반대, 한미동맹 철폐까지 주장했다"고 꼬집으면서 "정부와 공안당국은 대공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우리 사회 곳곳에 은닉하고 있는 간첩 세력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같은당 김석기 사무총장도 "민주노총 핵심부에 북한 지하 조직이 침투한 것이 추정을 넘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위장 평화쇼'에 집착하는 동안 간첩 세력은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 내리고 암약해 온 것이다"며 "문 정부 당시 국정원이 민주노총 핵심 간부의 북한 공작원 접촉 사실을 확인하고도 윗선 반대로 5년간 수사를 못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오기도 했는데, 문 정부에서 간첩단 수사를 막거나 방치한 게 사실이라면 명백한 이적 행위인 것"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뿐만 아니라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부터 갑자기 정권 퇴진을 외쳤던 민주노총"이라면서 "그런 민주노총 뒤에 북한 공작원이 있었다는 의혹은 참으로 소름끼치는 일이다"고 씁쓸함을 표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당 지도부 회의인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노총의 압수수색에 대해 말을 아끼며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여권의 '간첩단 수사' 공세에 대해 불편한 심경임은 분명해 보였는데, 실제로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원이 피의자 1명을 압수수색하는데 경찰 700명이 동원됐다"며 "(이건) 보여주기 위한 수사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을 위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전 정부에 책임을 돌리기 위한 수사가 아니냐는 의심도 있고, 외교 참사에 맞춰 악재를 걷어내기 위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실 윤 정부가) 새로운 '공안 통치'와 '공안 몰이'로 가는 신호탄인지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밝혔다.

심지어 민주당에 복당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에 출연하여 "혹자들이 (간첩 수사를) 문 정부에서 안 했다고 말하는데, 저는 했다. 제가 간첩 두 조직을 고발해 구속되고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데, 왜 안 했다고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내가 의심스러운 것은 민주노총 압수수색을 하는데 국정원 직원들은 언론에서도 그걸 협조해 준다. (국정원의) 정무직 5명 정도만 얼굴을 공개되고 나머지 직원들은 다 공개되지 않는다. 그런데 잠바 뒤에다 '국가정보원'을 찍어 그 얼굴이 공개되고 있다. 저는 '이건 아닌데'라고 지적할 수 있다. 다른 건 제가 지적 못한다"고 정치적 의도의 수사라는 점을 의심하는 듯 했다.

이에 더해 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역임했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간첩 수사는 보안이 생명이라 수사 중일 때는 국회를 비롯, 그 어떤 곳에도 보고하지 않는 것이 관례인데, 최근에는 매일 같이 언론에 관련 수사 조각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면서 "단언컨대 문 정부는 국정원의 대공 수사에 대해 청와대가 이래라 저래라 한 적이 결코 없다. 국익을 해치는 간첩을 잡는다는데 거기에 다른 계산이 작용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제발 전임 정부 탓은 이제 그만하시라. 그리고 조용히 수사해도 그물 사이로 빠져나가기 마련인 것이 간첩 수사인데, 온 동네 시끄럽게 해서 제대로된 수사가 가능하겠는가. 그건 간첩을 잡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망치게 하는 거다"고 맹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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